새벽에 나간다는 말에 긴장은 했지만
조금 늦은 시간에 잠들었다.
하지만 제 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이것저것 준비를 했다.
출발하기 전부터 나 혼자 걱정했던
'휴가 시즌이 물려서 차가 많이 막히지 않을까'라는 것은
일찍 출발하면 괜찮다는 말에 조금 안심이 되며 차에 올랐다.
원래 토요일 선약이 있었지만
외삼촌의 휴가 계획에서는 통하지 않는 이야기였다.;
출발은 순조로워 보였다.
아침을 안먹고 일찍 출발한 것은
여느때와 같이 두어시간이면 충분이 도착하리라는 계산에서 였을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예상처럼 차가 막히기 시작하였다.
양평으로 넘어가는 그 곳인거 같았다.
빽빽히 서있는 차들.
반대 차선으로는
어디로 와서 어디로 그리 급하게 가는지
자신의 무게를 모르는 큰 트럭들이
이쪽 차선의 차들을 훑듯이 지나가면
차가 출렁출렁 움직였다.
그러면 내 가슴이 철렁철렁 했다.
그냥 그렇게 길거리 차안에서 시간을 허비하다
(차 안에서 읽을 '무소유'를 준비하지 않았으면
그 시간이 나에게 얼마나 길었을꼬)
갑자기 묘수가 생각났는지
다른 길로 빠지게 되었는데
그 길이 얼마나 잘 빠졌는지
차가 그 길을 미끄러지듯이 달려갔다.
(자기도 얼마나 답답했을거이냐..)
새롭게 가는 길에서 잠깐씩 서기는 했지만
목적지를 향해(나는 목적지가 어딘지 모른다 -_-)
달려가기에는 그리 느린 행보라 느껴지지는 않았다.
가는 길에
아침과 점심을 함께 해결하기 위해 먹었던
우엉 정식은 참으로 맛있었다.
(막걸리도 맛있었지만 그게 그리도 뒷골이 때릴지는.. 예상만 했다-_ㅠ)
우여곡절
홍천이라는 곳으로 다았고
그 곳에 상류로 올라갔다
내려오며 자리를 잡았다.
날씨는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였지만
해가 나지 않아 뜨겁지 않았으며
비만 오지 않으면 선선한 날씨이겠구나 싶었다.
검은 천으로 자리를 잡아놓은 것에
앉으려 했더니
얼마나 있을꺼냐 는 물음에 해지기 전에 떠난다 했더니
1,5000원만 내라고 했고 흥정끝에 1,0000원에 합의를 보고
자리를 펴기 시작했다.
짐을 자리로 옮기고 나니
하늘에서 왠 소화불량 소리가 나는게 아니더냐!
쿠르릉쿠르릉
뭐 지나가겠거니 했지만
고기를 구워먹기 위해 불을 피우던 찰나에
비가 쏟아졌다.
나는 여유롭게 내 가방에서 우산을 꺼내폈고
돗자리 위에 있던 짐들이 젖으면 안되기에
그 위에 돗자리를 덮어 꽁꽁 싸두었다.
하지만 내가 나머지 일행을 어찌할 수 없으니..
(내가 가지고 다니는 우산은 나 하나도 가누기 힘든 크기라..)
우왕좌왕하고 있는데
멀리서 보고 있던
자리를 빌려준 할아버지께서
큰 파라솔을 펴고서 이리오라 하심에 가서 냉큼집어다가
외삼촌과 삼촌에게 맡겨 불피웠던 곳에 두고
사촌동생과 함께 차로 대피했다.
(핸드폰이 젖으면 안되기에 -_-;
차에 들어가려는데
우산이 접히질 않더라..
결국 내 우산은 그곳에서
할일을 다하고 ㅠ_ㅠ
쓰레기와 함께 담아서 가지고 왔다.)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차 속에서 밖이 잘 보이지 않아서
이거 정말 그냥 가야하는거 아닌가 싶었다.
(정말 몇시간이나 걸려서 온 길인데..)
주룩주룩 쏟아지는 비 때문에
우산도 필요없었고
그냥 비 속에서 몸을 맡겨
모두 씻어내야 했다.
그칠 기세가 보이지 않던 비가
서서히 그치기 시작했고
언제 그랬냐는듯이
해가 구름 속에 있던 얄밉던 모습을 내비췄다.
불안했지만
이왕 여기까지 온것!
고기는 먹어야겠다 싶었나보다 -_-;;
다시 불을 키고
열심히 먹었다;
맛있는 목살 >ㅁ<
먹느라 정신이 팔려 사진찍을 생각도 못했다.
그럴 겨를도 없었다.
거의 다 먹어갈때쯤 하늘을 보니
또 꾸리리 하더라..
정리하고 있으니
뒤에서 다른 일행들이 오는 모습을 보고
우리처럼 준비하는 데 비가 올꺼 같은데? 라며 속으로 '우헤헤'라 외쳤다.
정리하고 누워서 잠들어도 비는 안오고 날씨가 선선하니
좋기는 하지만
왜 준비하는데 비가 왔을까 하는 원망도 했다 ㅎ;
집에 오는 길은 편했다.
비도 안 왔으며
오는 내내 밀렸던 길과 달리
가는 길은 뻥 뚫려있더라 ㅠ_ㅠ
대신 반대쪽 가는 길이 막혀있어서
저 사람들 우리처럼 고생하겠구나 싶었다ㅋ
(그래도 놀러가는 길이니 그 기분은 얼마나 들떴을꼬)
우리는 갔던 시간보다 반이상 빨리 도착했다.
도착해서 씻고 라면 끓여먹고
휴가는 그렇게 끝났다 ㅎ;
푸헤~ 쉬어야지 ㅋ
재밌게 놀고난 뒤에 휴식은 중요하니까 ^^
Posted by Moo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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