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oki's Gossip/Monologue

세상에서 제일 바보 같은 나그네 ?

Mooki 2005. 12. 25. 23:53
바보 같은 나그네가 여행을 했대.
어떻게 바보냐면 곧잘 속는 거야. 마을 사람들한테 곧잘 속는거지.
그때마다 돈이며, 옷이며, 구두를 속아서 빼앗겼어.
그치만 나그네는 바보라 '이걸로 살았습니다.'라는 마을 사람들의 거짓말에도
뚝뚝 눈물을 흘렸어.
'행복하세요, 행복하세요'하고 말하며.
근데 드디어 벌거숭이가 되어서는
그 나그네는 사람들 보기가 부끄러워
숲 속을 여행하게 됐어.
그러다 이번엔 숲속에 사는 마귀들을 만났어.
마귀들은 나그네의 몸이 먹고 싶어서 계략을 꾸며 속였지.
물론 나그네는 속아서 다리를 하나, 발을 하나 줘버렸어.
결국 나그네는 머리만 남아
마지막 마귀한테는 눈을 줬어.
그 마귀는 아작, 아작 눈을 먹으면서
'고마워. 답례로 선물을 줄게' 하며 뭘 두고 갔어.
근데 그건 거짓말이었고
선물을 '바보'라고 적힌 종이 조각 한 장.
그치만 나그네는 뚝뚝 눈물을 흘렸어.
'고마워, 고마워.'
'처음으로 받아보는 선물이야. 너무너무 기뻐. 고마워, 고마워.'
이미 없어진 눈에서 뚝뚝 눈물을 흘렸어.
그리고 나그네는 그대로 덜컥 죽어버리고 말았대.
......
다들
웃었지.
난 그 속에서
눈을 감고
나그네를 생각해봤어.
속아넘어가 달랑 머리만 남아서는 고맙다며 울던 나그네를 생각해봤어.
그리고
느꼈어.
아아,
이 얼마나
사랑스러운가
하고.
...손해라든지
...고생이라든지
생각해봤자 소용없어.
나그네는 그런 걸 생각하지 않았어.
다만...
누구한테는 그게 바보 같아도
나한테는 바보가 아냐.
누구한테는 속여봄직한 사람이지만 난 속이고 싶지 않아.
난 정말 기쁘게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어.

     후르츠바스켓 中에서..

나도..
정말 기쁘게 해주고 싶다 생각이 들었어.
우리들에게 있어서
바보란..
무슨 의미일까?